항공기 운항의 안전성과 효율성은 결코 우연히 이뤄지지 않습니다. 이면에는 항공운항관리사와 항공기 정비사의 긴밀한 협력과 정확한 커뮤니케이션이 존재합니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한국항공진흥협회의 공동 발표에 따르면, 2025년부터 민간 항공사의 안전관리 기준이 더욱 강화되며, 정비와 운항관리 간의 연계가 법적 요구사항으로 확대될 예정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직무 분담을 넘어, 양 직무 간의 실시간 데이터 공유, 공동 의사결정 시스템, 그리고 정비 이력 기반 운항계획 수립 등 기술적 협력 모델을 요구합니다. 특히, 스마트 정비 시스템과 전자운항로그(eLog)의 통합이 본격화되면서, 두 직무의 경계는 점차 협업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습니다.
운항관리사의 관점에서는 기상, 항로, 승무원 상태 등 비행 전 조건을 판단하는 것이 주요 업무이지만, 이제는 정비 상태의 분석 데이터까지 검토하여 비행 허가를 판단하는 중요한 기준으로 삼게 됩니다. 반대로 정비사는 운항관리팀으로부터 실시간 비행 데이터와 장비 이상 징후를 전달받아 예방 정비(Predictive Maintenance)로 이어지는 작업 흐름을 구성합니다.
항공운항관리사의 역할, 단순 스케줄러가 아니다
항공운항관리사는 단순히 항공편의 스케줄을 관리하는 사람이 아닙니다. 그들은 항공편의 안전하고 효율적인 운항을 위해 전문적 판단과 의사결정 능력을 갖춰야 하며, 이를 위해 다양한 시스템을 통합적으로 다룹니다. 기상 정보, 항로 최적화, 연료 계획, 비상 상황 시나리오 등 복잡한 요소들을 조율하여 최적의 비행계획을 수립합니다.
특히 국제선의 경우, 다국적 관제 시스템, 시간대, 항공교통량, 외교적 제약 등이 변수로 작용하므로, 국제 규정에 대한 이해와 빠른 대응 역량도 요구됩니다. 이러한 전문성이 항공기 정비팀과 협력할 때 더욱 중요해지며, 정비 상황에 따라 운항 계획을 즉시 조정하거나 연기할 수 있는 능력이 요구됩니다.
항공기 정비사의 정밀함, 실전에서 빛난다
항공기 정비사는 기체의 점검, 부품 교체, 소프트웨어 점검 등 다양한 기술적 업무를 수행하며, 그들의 판단 하나가 수백 명의 생명을 좌우할 수 있습니다. 정비사들은 항공기 수명 주기 전반에 걸친 이력 데이터를 기반으로 작업하며, 최근에는 AI 기반 고장 예측 시스템(PHM, Prognostics and Health Management)도 활용되고 있습니다.
정비사는 이륙 전 체크리스트뿐 아니라, 비행 중 발생할 수 있는 이상징후까지 예측하고 대비합니다. 이들이 수행한 모든 작업은 전산화되어 운항관리팀과 실시간 공유되며, 정비 완료 후 항공운항관리사의 최종 승인 없이는 비행이 이뤄지지 않습니다.
실시간 협업 시스템, 이제는 필수다
기존에는 정비와 운항 관리가 별개의 부서로 운영되며, 정비 완료 후 단순 보고서 형태로 전달되던 방식이 일반적이었습니다. 그러나 현재는 전자운항로그(eLog), 정비 통합 모니터링 시스템(MCMS) 등으로 인해, 두 부서 간의 실시간 데이터 공유가 가능해졌습니다.
이 시스템은 단순한 보고를 넘어, 상태 기반 정비(CBM)와 운항 조건 연동 판단을 가능하게 하며, 공항 회항이나 대체편 편성 등 즉각적인 의사결정을 뒷받침합니다. 무엇보다 이러한 협업은 승객의 안전성과 정시 운항률 향상에 기여하며, 항공사의 신뢰도와 수익성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스마트항공, AI와 빅데이터의 연결고리
AI 기반 정비 예측 시스템은 단순히 센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수준을 넘어, 이상 패턴을 분석하고 조치까지 자동 제안하는 고도화된 기능으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항공운항관리사의 AI 도입도 활발히 진행 중인데, 비행 경로 최적화, 연료 소모량 계산, 항공교통량 예측 등에 AI 알고리즘이 활용되고 있습니다.
특히 양 직무 간의 협력으로 비행 중 발생한 데이터를 기반으로 다음 비행에 반영되는 스마트 피드백 루프가 만들어지며, 이는 장기적으로 정비 비용 절감과 사고 예방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게 합니다.
교육과 자격 기준, 공동 역량 강화로 간다
2024년 이후, 국토교통부는 정비사와 운항관리사를 대상으로 하는 공동 실무 시뮬레이션 교육을 정례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는 항공 사고 시나리오 기반 훈련으로, 각 부서가 타 부서의 의사결정 기준과 제약사항을 이해하도록 설계된 커리큘럼입니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 교육을 넘어서, 항공 산업 전반의 통합적 안전문화 정착에 기여하며, 향후 국제 인증 기준인 ICAO Annex 19에도 부합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습니다.
결론: 협력 없이는 미래도 없다
운항관리사와 정비사는 결코 서로 다른 방향을 보는 직무가 아닙니다. 오히려 한 방향을 바라보며 하늘길의 안전과 승객의 생명을 지키는, 진정한 실전 파트너입니다. 기술의 발전으로 시스템은 점차 스마트해지고 있지만, 궁극적으로 이 시스템을 운영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앞으로의 항공 산업은 인적 협업과 기술적 연계가 동시에 강화된 모델로 발전할 것이며, 이는 단지 기업의 경쟁력뿐 아니라 국가 항공안전 수준의 척도가 될 것입니다. 두 직무의 유기적인 협력은 그 자체로 미래를 향한 비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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